유년시절 난 보통 사람들이 겪지 못하는 고통을 받으며 성장했다. 난독증. 이 장애의 대표 증상인 낭독 중 글자 깨짐 현상의 발현으로 나는 책을 읽을 때 유난히 말을 더듬었는데 이런 나의 증상을 교정하겠다는 선생님들의 그 의미 없고 비과학적인 단합으로 10년 동안 모든 과목 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더듬거리며 책을 읽어야 했다. 너무 창피했고 고통스러워 극단의 생각도 해 본 적 있다. 그 회색빛 학창 시절 동안 나는 그나마 몇 조각 들고 있던 말들도 다 잃어버렸다.
1. 주요 증상
- 읽기 어려움: 단어 해독,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고, 이해하기 어려움.
- 철자 문제: 문장 단어의 철자를 바꾸거나 비슷하게 생긴 어휘들을 혼동함.
- 쓰기 어려움: 쉽게 쓰고,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
- 판독 속도가 느리고 부정확 함: 또래보다 천천히 그리고 부정확하게 읽음.
- 파닉스의 어려움: 파닉스, 즉 글자와 소리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
- 단어 인식의 어려움: 일반적인 단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
- 수학의 어려움: 수학 문제 풀기, 수학 개념 이해하기가 힘들 수 있음.
2.말하기를 포기하며
그래도 어찌 된 일인지 난 성적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이유는 또 어이없게도 내 고통의 진앙지와 위치를 같이한다. 말과 소리를 회피함으로써 안으로 끝없이 깊어져 버린 생각의 힘. 그것이 모든 표현의 원천이었다. 그 시절 난 그렇게 소리를 내는 모든 사물을 동경하고 존경했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려 어딘가에 써서 어눌하게 중얼거리며 암기해 마음에 담았다. 돌에 새기듯 담긴 가슴속 많은 감동의 구절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3. 숙명
고2시절. 불만 가득 한 내 인상은 하루도 펴질 날이 없었다. 누군가는 그런 나를 사춘기가 왔다고 위로했지만 사실 내 인생은 그렇게 여유롭지 않았다. 난 그 시절 거의 매일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잘 읽히지도 않는 원어 서적을 뒤적이며 내 병의 치료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혹 지금은 치료법이 나오지 않았을까? 수년이 흘렀고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당시 좌절하며 닫았던 자료들을 다시 검색해 본다.`평생의 질환`어린 소녀의 눈물을 터트렸던 그 지랄같은한 구절은 여전히 다음 챕터를 가지지 못하고 마지막 페이지에 주저앉아 있었다.
4. 현재의 치료법
난독증 치료의 목표는 완치에 있지 않았다. 그때도 지금도 그렇다. 그저 증상을 가진 이들의 읽기, 쓰기, 그리고 특정 언어 시스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몇 가지 전략과 도구를 개발하는데 한정되어 있었다. 크게는 전문적인 지침과 다중감각 접근법(시각, 소리, 촉각등을 사용)이란 게 있는데 아무래도 그때 나는 정말 살고 싶었는지 그 다중 감각 접근법이라는 것을 스스로 터득해 버렸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소리와 후각 쪽이 꽤 발달했던 것 같다.
5. 그 누군가에게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어린 그 누군가에게 속삭여 주고 싶다. `노여워하지 말라`. 뭐랄까...어느 순간 포기와 같은 살짝 우울한 느낌이 오긴 하는데 그 시기가 지나면 태풍 휘몰아치며 지나간 길 그 난장판이 된 광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작은 풀꽃들을 발견하 듯 내 마음 밖 즐거움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마음 밖의 소리도 생각보다 아름답고 빛이 난다. 가슴속에 몇 개 없는 그 하찮고 유치한 감정들을 남들처럼 끄집어낼 수 없다 답답해하지 말자. 내 안에 빛나는 것들을 먼저 집어넣다 보면 나의 그 유치한 타고남도 언제 간 성숙하고 아름답게 빛나 차고 넘쳐흐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글이 되고 음악이 될 수 있다면 분명 누군가의 영혼을 위로할 수도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것이 당신과 내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이번 생은 이렇게 더 많이 들으라는 지령을 받고 온 걸지도 모른다. 조용히 그들과 그것이 내는 소리에 집중해 주자.
6. 마치며
내가 이렇게 쓴 글에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사실 현대의 기술 수준은 이미 나 정도의 장애는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장문의 글을 머릿속으로 구상만 할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그저 표현의 차이일 뿐이다. 다시 읽기 힘들어 오타 정정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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