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발톱 (혐오주의)(1)

오늘 아침 어머니가 발끝이 아프다 하셔 얼른 들여다보았다. `헉, 큰일이다.`  왼발 엄지발톱 양 끝이 살을 파고드는 것처럼 보였다. 당뇨 지병이 있으셔서 피부 상처에 예민하신 편인데 순간 큰일인건가 싶어 너무 놀랐다.  

 

속살- 파고드는 -발톱-사진
양 끝 속살을 파고드는 발톱 (왼쪽 고름이 빠짐)

1. 피부과 예약하기

나는 오미크론 후유증으로 피부 발적이 났을 때 다녔던 집 근처 피부과로 전화를 걸었다. 담당 선생님은 진료 중이라 통화가 불가했고, 메모와 사진을 남기자  잠시 후 직원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선생님은 내성 발톱으로 보인다며 병원으로 모시고 나오라 하셨다. 곧 엄마가 혈액 투석을 하셔야해서 이동이 조심스러워 보호자가 약을 받으러 가면 안 되겠냐 물었고 무좀균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며 꼭 방문하시라 했다. 그때도 그렇지만 담당 선생님 많이 단호하셨다.  

2. 무좀균 검사하기

날짜 맞춰 피부과 진료 예약을 잡았다. 투석 후 평소 보다 한 시간 정도 더 누워 계셨던 엄마는 나와 함께 천천히 걸어 옆 블록 피부과로 이동하셨다. 병원이 근처에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병원에 도착한 우리는 한 쪽 소파에 자리 잡고 주변을 구경했다. 잠시 후 선생님과 만난 나는 바로 엄마 양말을 벗겨 상처를 보여드렸다.  선생님은 상처 옆 피부 부스럼을 살살 긁어 간호사에게 검사를 시켰고 기다리는 동안 내 피부 상태도 물으시며 발적이 심했던 등도 얼른 한번 봐주셨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역시 선생님 예상대로 무좀균에 의한 내성 발톱이었다.  사우나를 못 가시는 이유로 매일 잠자기 전 족욕을 즐기시는 어머니가 또 언제 무좀균에 전염되셨던걸까?  

 

 

 

왼쪽 오니코 레이저와 오른쪽 힐러 레이저 

  • 오니코 레이저

직원을 따라 바로 치료 레이저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양말을 벗고 불빛이 들어온 레이저 기기 안에 양 발을 넣으셨다. 오른 발도 그냥 같이 치료하셨다. 위 왼쪽 사진이 `오니코`인데  십자가 레이저 빛 아래 발을 평평하게 놓고 있으면 되는 거였다. 정확히는 십자가가 모이는 지점에 엄지발톱을 조준하면 된다. 뜨겁거나 아프지 않다 하셨다.  그렇게 엄마와 15분 동안 수다를 떨었다. 

 

오니코 레이저 힐러 레이저
아데노신 삼인산 증가
면역세포, 혈류, 세포 재생 증가
활성산소 생성진균사멸
간에 부담이 없는 안전한 치료
10분 이내 간단시술 
무좀균만 파괴해 부작용 최소화
1주 간격 치료 받으며 총 10~15주 동안 시술
3개월 시술 후 경과 확인 하기
주 1회 치료 (힐러는 한달에 한번도 가능)
치료 중 메니큐어 금지
평소 통기성 양말 착용을 권하며 100%면 양말 권장
발 건조 유지 위해 무좀 스프레이 권장 
치료 후 착용 할 수 있는 새 양말 (새 신발)을 가져오길 권장 

 

  • 힐러 레이저

시간이 끝나자 투명 캡 안경을 쓰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오른쪽 사진의 기기에서 총 같은 걸 뽑아 쇠 끝에서 나오는 빛으로 엄마의 발톱을 조준하셨다. 힐러 레이저는 좀 뜨거우신지 엄마는 5~6초 간격으로 `아이고, 뜨겁네요`를 연발하셨다. 아픈 건 아닌데 균이 죽는 건지 살짝 뜨거웠다 하셨다. 

 

3. 처방 받기 

1회 치료 비용으로 20만 원이 나왔다. 치료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하셨고 발톱 사이드에 오니코 클립을 걸어야 할 수 있어 발톱은 깎지 말고 평평하게 유지하라 하셨다.  대기 환자가 많아서 인지 컴퓨터 화면쪽으로 시선을 돌린 선생님의 타이핑이 조급해 보였다. 나는 처방전을 준비하는 것 같아 얼른 어머니의 지병을 추가 설명해 드렸다.  순간 선생님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그리고는 처방전 넣으셨던 주블리아와 스테로이드 연고를  빼셨다. 그리고는 잠시PC 화면을 지켜보시더니 나머지 먹는 약도 다 빼버리셨다. 엄마와 나에게는 익숙한 상황이다. 그렇게 염증에 바를 수 있는 연고 하나만 처방받고 나는 엄마를 부축해  천천히 일어났다.   

 

  • DB 보험 1세대 위력

선생님이 어머니가 실비 보험 있으시냐 물었다. 우리 집안 내력상 보험이 없을 수가 없다. 2014년에 가입한 디비 실비가 있다 말씀드렸다. 고개를 끄덕이던 선생님은 이번엔`얼마 정도 납부하냐` 물으셨다. 눈매가 살짝 매서워 인상이 차가운 선생님은 그렇게 표정없이 날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모르겠는데15만 원 정도요." 선생님은 그제서야 입꼬리를 꾹 다물어 끌어올리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보통 어르신들이 보험 없으시면 장기 치료를 받기 꺼려하시거든요. 보니까 1세대 보험인 것 같은데 끝까지 치료 받게하세요. 무좀도 염증이라서 나중에 신장이나 뇌 질환 치료받으실 때 영향 있으실 수 있어요." 다시 무심하게 PC 화면으로 고개 돌린 선생님의 무뚝뚝한 표정 위로 퍼렇고 허연 스크린 불빛이 어른거렸다. `속 참 깊으신 분이었네`여전히 찬바람 쌩쌩 부는 무표정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살갑게 느껴졌다.  TMI 긴 한테 옆에 아저씨랑 우연히 말을 섞게 됐는데 본인은 "보험사에서 6개월 동안 동종 치료를 받으면 그 이후로는 비용 청구가 된다 했다며 울상이었다. 그래서 그냥 약 먹으면서 빨리 치료하고 있다"고 했다. 약을 함부로 못드시는 엄마 입장에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엄마의 보험은 치료 기간 제한이 없었다. 

 

오니코 비용은 받지 않으셨다.

 

4. 보험 잘 쓰는 우리 가족

  • 사례1

나와 엄마는 실비 가입했지만 오빠들은 자동차를 사거나 교체할 때면 어찌 아셨는지 디비 보험 설계사이신 당숙님이 귀신같이 전화하셔서 보험 가입 건수를 올리셨다. 아무래도 엄마가 뒤에서 알려주신 듯 했다. 작년 추석 시골 본가에 벌초하러 갔던 큰오빠가 오토바이 사고가 난 적 있었는데 당숙님이 잘 처리하신건지 백퍼센트 치료비가 나왔고, 최근엔  첫째 둘째 오빠가 3년 무사고라고 할인도 꽤 받았다고 한다. 올해 취직에 성공한 셋째 오빠도 요즘 차에 대한 폭풍 검색을 하는 것 같던데 곧 당숙님의 재물이 될 듯 하다.

 

  • 사례2:  

지지난주 엄마 임플란트 치료가 있어 모시고 간 김에 나도 일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반액 보조해주는 치아 스켈링을 받으려 계획했다 왠걸 당일 아침 그래도 깨끗이 하고 가야겠다 싶어 열심히 치실질을 하던 중 충치에 씌웠던 금 레진이 치실에 걸려 툭 빠져 버렸다. (요즘은 금 레진을 이렇게 돌려주나보다 징그럽기도 하고 이걸 어쩌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 당황했다.)  원래 빠진 레진 말고 뒤쪽 치아도 측면이 썩었다고 갈아낸 후 다시 맞춰야 한다했다. 순식간에 100만원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최근 엄마가 치매 광고를 보시며 걱정을 하시는데 이참에 날 잡아서 치아와 치매 관련해 보험을 알아봐야겠다.   

 

치실질-하다-빠진-금레진
이걸 어쪄라고_금레진

5.청구 방법 

코로나 후유증으로 피부 치료를 받았던 나는`카드 영수증 + 병원 결재 영수증`을 폰으로 사진 찍어 바로 휴대폰 디비 보험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리고 다음날 심사가 진행중이라는 문자를 카톡으로 받았고 바로 그날 오후 통장으로 돈이 들어왔다. 만원정도가 빠졌었고, 엄마는 치료비와 연고 값 (만 이천원이었는데 8천원이 제외되고 ) 4천원이 보태져 19만 4천원이 환급나왔다. 개인적으로 생체 인식(손가락 지문인식) 으로 해 놓으니 너무 편하고 좋았다. 

 

DB-보험사-휴대폰-어플-첫화면
미납 내역 있는 나의 보험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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